[#1 사랑은 무엇인가] 불편한 영화였다. 포스터에 새겨진 ‘사랑’이란 단어는 이미 영화 속에서 의미를 상실한 뒤였다. ‘이런 사랑도 있고, 저런 사랑도 있다.’는 말은 감독의 변명에 불과했다. 시시껄렁한 멜로물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영화는 의미 없는 잔혹성에 끊임없이 시달려야 했다. 숨 막히듯 조여 오는 고통들이 여인을 몇 번이나 실신시키는 장면을 시키는 대로 보아야 했고, 고통의 끝에서 피어나는 역설적인 환희가 그녀의 울음을 통해 토해내 짐을 느껴야 했으며 종국에는 믿음의 날개를 잃고 어둠속으로 추락하는 한 여인을 보아야 했다. 불편했던 점은 이러한 서사구조가 지속적인 하강의 곡선을 그렸다는 데에 있다. 그녀가 끝없는 고통 속에서 하느님의 의미를 받아들였을 때 나는 어떠한 카타르시스도 느끼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