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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4

비지터(The visitor) - 정신을 깨운 불청객 -

[#1 북을 친다] 그 특이한 아프리카 선율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타렉이 윌터에게 처음 아프리카 드럼을 가르쳐 주는 장면은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길게 주름이 피어난 손가락 사이로 느끼는 어린아이의 감성과 약간의 부끄러움, 축 늘어진 오래된 양복이 조금씩 들썩거리기 시작할 때의 환희, 비로소 누군가에게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는 노인의 표정, 그리고 그 사이를 지나가는 3박자의 아프리카 리듬은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은은한 의미의 향을 피워낸다. 그 특이한 아프리카의 선율은 심장을 울린다. 호젓하게 흘러가는 4박자의 울림과는 달리 3박자의 리듬은 고조되는 심장의 박자와 닮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을 친다는 것은 잠든 심장을 깨워 흔드는 것과 같다. 북과 공명하여 맹렬히 춤추는 심장의 두근거림 속에..

레볼루셔너리로드 - 변화와 변혁의 갈림길-

[#1 안락의 동의어, 권태] 진부한 표현이지만,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구구절절이 들지 않아도 우리는 오늘 먹을 한 끼의 점심메뉴에도 갈등과 판단을 되풀이하며 선택 이후에는 후회와 평가가 뒤따른다. 하물며 삶이라는 커다란 흐름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의 가닥을 바꿀만한 선택도 당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고귀한 프랭크 부부도 역시 예외일 수는 없었다. 영화는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두고 갈등하는 부부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안락과 평안은 삶의 안정감을 준다. 선남선녀의 결혼과 함께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새로 둥지를 튼 이 부부야 말로 안정되고 편안한 가정의 전형이다. 프랭크는 안정된 직장에 근무했고 아내는 여전히 아름다웠으며 무엇보다 그..

[Lenovo] Slim 5 15 ARE [라이젠 5 4500u] 리뷰 <성능 및 배터리, 사용성편>

[#2 성능 및 배터리/소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라이젠5 4500u 르누아르의 성능은 게임을 포함한 실사용에서 인텔 CPU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현재 14나노 공정에 머물러 있는 인텔과 달리 7나노 공정에서 설계되어 높은 성능과 전력 효율을 보여준다. 인텔의 i7 7700k 제품과 비교할 때, 싱글 코어 점수는 약간 낮고, 멀티코어 점수는 약간 높다. AMD CPU의 고질적인 문제가 낮은 싱글코어 성능이었는데, AMD가 르누아르 CPU에 이르러 상당 부분 개선을 하였다. 4500u는 라데온 내장그래픽의 높은 성능으로 인해 게임에서는 인텔을 압도한다.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옵션 타협을 통해 충분히 플레이 가능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호환성 측면에서 어도비 계열의 파워..

[Lenovo] Slim 5 15 ARE [라이젠 5 4500u] 리뷰 <외관 편>

2020년과 코로나 19는 우리의 삶의 양식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한 재택근무의 활성화, 무엇보다 학령인구의 재택수업이 활성화 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태블릿과 노트북 수요가 급증했다. 이러한 트랜드는 노트북 잠재수요자들에게는 꽤나 큰 악재였다. 태블릿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이 제품의 가격을 단일가로 유지하는 것과 대비하여, 노트북 시장은 다수의 플레이어들이 20년 하반기부터 기습적으로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구매하기를 원했던 제품이 품절이 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대체모델을 선택하여 구매하는 구매자들도 많았다. 본인도 Lenovo Slim 5 14 ARE의 구매가가 40만원 후반에서 50만원 중반으로 상승하고, 또 장기간 품절 상태임을 확인하다..

영화 마션 리뷰 1 - 우주 해적의 언택트 구출기 -

[#1 Space Pirate] 와트니는 탐사대에서 버려진 시점에서 미션으로부터 이탈한다. 대열으로부터의 이탈은 와트니를 하나의 독립적인 단위로 만든다. NASA 기지 밖의 화성은 해사법에 따른 '공해'이고, 와트니는 탈출을 위해 기지 밖 '영토'인 우주선을 탈취해야 한다. 그는 우주선 탈취에 어떤 국제 기구로부터 허락도 받지 않은 상태이므로, 와트니는 우주 해적이 된다. 삼단논법으로 자신을 우주 해적으로 소개한 와트니는 웃는다. 이 영화는 무한한 긍정의 영화이다. 홀로 남겨진 세계에서 하나의 작은 발걸음은 자신의 생과 사를 가르는 중대한 결정이 된다. 와트니가 식량 확보를 위해 기지 내에서 농사를 짓는다. 농사를 짓기 위해 기지 내에서 불을 지핀다. 불은 높은 확율로 감자를 자라게 할 것이고, 낮은 확..

영화 마션 리뷰 2 - 할리우드의 PC주의와 친절한 중국 -

[#4 Changing Atmosphere in Hollywood] 최근 몇년간 할리우드의 제작환경 및 영화 시나리오 상에서 많은 변화가 감지된다. 그 트랜드 중 가장 강력한 흐름 중 하나는 PC(Political Correctness)로, 많은 영화는 제작 시점부터 페미니즘 / 유색인종 문제에 대한 제작자의 답변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맨 인 블랙 : 인터네셔널'의 마지막 장면에서 에이전트 H가 직접 맨 앤 우먼 인 블랙이라는 대사를 언급하는 것과 같이 영화 대사 내부에서 남녀 평등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는 경향이라든지, 영화 전반에 여성 리더를 세우는 현상은 페미니즘을 대표한다. 디즈니의 인어공주 배역이나 스파이더맨의 다수 배역에 백인 대신 흑인이 캐스팅 된 것은 White Washing 논란..

에어팟프로 1세대 뒤늦은 리뷰 (에어팟 1세대와의 크기, 음질, 착용감 비교 / 갤럭시 호환)

[#1 세일은 못참지] 의도없는 검색은 무섭다. 아무것도 의도하지 않았기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심심해서 타이핑 한 '에어팟'이란 글자 때문에 눈이 돌아 쿠팡 에어팟프로를 질러버렸다. 애플스토어에서 329,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에어팟이 251,68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Sales 글자 표시 옆에 있는 두줄의 삭선은 항상 가슴을 뛰게한다. 두줄의 선은 에어팟프로를 출시 시점부터 사지 않았다는 마음의 짐과, 역시 가격이 부담된다는 양자의 짐을 모두 가볍게 한다. 지르고 하루를 끙끙앓고 있으면 제품이 도착한다. 이 모든 구매행위가 단 2일만에 끝난 것에, 한국의 배송 시스템에 감사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굳이 쿠팡이 아니어도 애플 공홈을 제외한 거의 모든 오픈마켓에서 비슷한 할..

영화 사우스포 - 상승과 하락, 전진과 백스텝으로 만든 강렬한 단막극 -

상승과 하락 - 사우스포 [#1 상승과 하락의 강렬한 서사] 부, 명예, 가족.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손에 쥐고 있던 무언가의 상실, 그로인해 수직으로 떨어지는 삶을 스케치한다. 그 다음은 조금 달라질 순 있겠다. 누군가는 떨어진 나락의 삶에선 채로 구원받는다. 종교, 반성 등을 통한 정신적인 고양에 의한 구원이다. 어떤 사람은 떨어진 삶을 거부하고 다시 올라간다. 상실되었던 것을 복원하고 빼앗겼던 것에 다시 닿기 위해 주인공은 노력한다. 소란스럽게 혹은 조용하게 영화는 운명처럼 주인공의 삶을 돌려놓고 떠난다. 하락과 상승이 가지는 삶의 위치에너지는 영화 내부에서 우리를 몰입시키고 흥분시킨다. 영화가 끝나면 암막이 쳐진 2시간 동안 우리는 인생의 하강과 상승을 통해 인생의 의미 한 조각을 깨우쳤다는 의..

그때 그 사람들 – 번뜩이는 재치로 만든 아쉬운 블랙 코미디 - (Feat. 남산의 부장들)

[#1 사건의 진실은 어디부터] 영화 '그때 그 사람들'는 박정희 암살사건이 발생하는 당일 오전부터 김재규가 육본에서 체포당하는 그 다음날, 단 이틀간의 시간을 복기한다. 이는 같은 사건을 다루고 있는 '남산의 부장들(2020)'과는 완전히 다른 내러티브 포인트를 잡은 것이다. '남산의 부장들'은 부마항쟁 이전부터 김재규와 차지철의 정치적, 개인적 대립과 박정희와의 대립을 서서희 심화시키면서 인과관계를 쌓아 올리는 방식을 선택한다. 그에 반해 '그때 그 사람들'은 '탕'하는 총격의 앞뒤 몇시간을 집중적으로 그려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영화의 서술방식은 몇 가지 효과를 가진다. 첫째는 사건의 인과관계를 불분명하게 만들 수 있다. '남산의 부장들'은 김재규의 대사와 극적 갈등 장치를 활용하여..

고양이의 보은 - 인간과 고양이, 어긋난 이해관계의 실타래 -

[#1 고양이의 사냥과 인간의 이해관계] 고양이는 가끔 쥐나, 다람쥐 같은 야생동물을 사냥해서 주인에게 던져주곤 한다. 이러한 이벤트의 저의(?)를 놓고 여러가지의 해석이 있는데, 하나는 고양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주인에게 선물하는 '고양이의 보은' 행위라는 것과 다른 하나는 고양이의 남아있는 사냥 본능에 의한 행동일 뿐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두가지 해석 모두 결과적으로 같은 '소통'의 이해관계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이는 쥐를 사냥하는 것이 단순히 사냥본능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사냥한 사냥감을 주인이 보게끔 가져오는 행동은 사냥감을 드러내 대상으로부터 인정을 받고자하는, 야생의 상황을 가정하면 어미에게 사냥감을 자랑하는 인정의 욕구가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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