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기업 전략 분석

11번가와 아마존 연합 2 - 위기에 처한 3등의 생존전략 - Feat. Netflix LG U+ 연합

Lee Word 2021. 1. 3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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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1번가와 아마존 연합을 보는 아마존의 시선]

 

11번가와 아마존 연합 1 - 위기에 처한 3등의 생존전략 - Feat. Netflix LG U+ 연합

아마존이 한국에 상륙한다. 다만 상륙에 필요한 배는 한국에서 준비할 모양이다. 11번가는 20년 12월 16일 "미국 아마존과 협력해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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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1번가의 시선]


11번가가 아마존과의 연합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이 연합은 2019년부터 11번가가 먼저 제안하고, 아마존을 설득해 왔던 것이다. 이 점에서 볼때 11번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11번가는 2008년에 온라인 마켓으로 사업을 시작하였고, 2015년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SK 플래닛에 의해 인수되었다. 이후 2018년에 다시 인적분할을 통해 SK플래닛으로부터 분리되었는데, 이는 점차 커지는 11번가의 적자폭이 SK플래닛의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끼쳐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11번가의 합병 및 분할 구조

11번가의 합병과 분사 시점은 매우 흥미롭다. 이는 쿠팡의 성장과 강한 연관성을 가진다. 쿠팡은 2010년대 중반에 소셜커머스 시장의 플레이어 중 하나로 인식되었다. 따라서 시장은 새롭게 진출한 쿠팡이 위메프와 티몬을 잡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주목했다. 소셜커머스는 제품 커머스 업체가 특정 상품을 선택 직 매입하여 (큐레이션) 판매하는 구조로, 상품 판매 전반에 책임을 지는 형태의 시장이다. 쿠팡의 직매입과 쿠팡배송을 통한 배송통합 구조는 소셜커머스의 시장 내에서의 변형전략으로, 전체 1조원의 판매액으로 예상되는 니치마켓의 히든 플레이어로 인식되었다. 

쿠팡의 어린아이 시절. 쿠팡의 시장은 소셜커머스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2015년 이후 쿠팡은 2019년까지 연평균 54%의 매출증가를 이룩하며 E-커머스 자체의 메인 플레이어로 등장했다. 2020년 쿠팡의 판매액 추정액은 11조로, 종전과 같이 2019년 대비 54% 증가율을 유지할 예상이다. 이 과정에서 11번가 등 기존의 플레이어들에게 딜레마가 발생하였다. 쿠팡의 전략은 로켓배송을 위한 끊임없는 물류 창고의 신설과 낮은 가격정책을 위한 규모의 경제의 수립이다. 2015년 이후 기존의 전략을 그대로 가져가는 11번가 등의 오픈 마켓은 쿠팡과의 가격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출혈경쟁으로 빠지게 되었다. 11번가는 한국 E-커머스의 시장의 성장과 함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판매액 기준으로 2015년부터 연 20% 성장하였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2015년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기 시작한다. 이는 영업비용의 과도한 증가로, 쿠팡에 대항하여 할인쿠폰을 남발하게 되면서 손해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잠깐 설명하자면, 쿠팡의 판매액은 소비자 가격 * 제품의 수로, 총 거래액을 의미한다. 위의 11번가의 매출액 자료는 수수료를 포함한 순수한 매출액을 의미하며, 이 두가지의 기준 차이로 인해 매출액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인다)

 

11번가가 2018년 SK 플래닛으로 다시 분리된 이유는 영업이익 적자 문제였고, 그 배후에는 쿠팡의 규모의 경제를 수립하는 Fullfilment 전략이 있었던 것이다. 추가로, 2010년 중반부터 떠오르기 시작한 쇼핑 시장에서의 네이버 페이는 네이버의 강력한 플랫폼 파워로 인해 기존 플레이어와의 다른 형태로 시장을 광범위하게 침투하기 시작했다. 11번가는 G마켓과 옥션을 거느린 이베이와 마찬가지로 운영되는 기존 E-커머스 플랫폼으로서 심각한 생존 위기에 직면하였다.

 

11번가와 SK는 분사를 결정할 당시 몇 가지의 생존전략을 수립하였다. 첫번째는 과도한 할인쿠폰 남발 등의 마케팅 비용 감소를 통해 적자에서 벗어나는 것. 두번째는 기존과는 다른 E-커머스 플랫폼으로 생존 전략을 다시 수립하기 위해 IPO 및 투자유치를 통한 투자자금 수혈을 진행하는 것이다. 2018년 분사 이후 11번가의 판매액과 수수료 매출액은 급감하는데, 11번가의 이러한 전략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전략으로 점차 적자폭을 줄여 2019년에는 영업이익 14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

 

두번째 전략 수립을 위해 11번가는 1차로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투자유치를 받는 한편 자금 수혈을 위해 IPO 준비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11번가는 쿠팡, 네이버의 신규 플레이어와 G마켓 등의 기존 시장 강자와의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추가적인 전략이 필요했다. 아마존으로부터의 1조원의 투자유치, 그리고 11번가와 아마존의 플랫폼 통합이 11번가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11번가는 아마존 리테일 부문과 정확하게 동일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11번가는 아마존과의 플랫폼 통합을 진행하면 자신에게로 결제될 매출액 중 상당수가 아마존으로 빠져나갈 것을 예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번가는 쿠팡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신의 사업부문을 내 주면서 아마존과의 협업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전략은 현재 2~3위 통신업체인 KT와 LG U+가 Netflix,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업을 진행하는 구조와 정확히 일치한다. 한국의 통신업체는 모두 각각 IPTV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글로벌 OTT 사업체와 협업을 진행한다면 자신의 IPTV 매출은 현저히 줄어들 것을 예상했음에도, 이들이 사업의 협업을 진행하는 것은 1위 업체인 SKT에 대항하기 위해서이다. LG U+는 자신의 IPTV에 Netflix와 연결될 수 있는 별도의 채널을 구성하고 있다. 이는 11번가가 자신의 플랫폼 내부에 아마존 채널을 삽입하려고 하는 전략과 동일하다. 

LG U+의 IPTV는 Netflix 이용이 가능하도록 채널링이 되어있다

11번가는 절박했고, 아마존에게 흥미있는 제안을 했다. 아마존과 11번가의 협업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지만, 쿠팡과 네이버에 대항하는 11번가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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