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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혁신 - Airless Tire (에어리스) 타이어와 카니발라이제이션 딜레마 -

Lee Word 2021. 1. 29.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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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line의 Uptis

 

[#1 상용화에 다가선 에어리스 타이어]


미쉐린은 2019 무빙온 서밋에서, 승용차용 에어리스 타이어 브랜드 Uptis를 공개하고, 2024년부터 승용차 타이어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미쉐린에서 공개한 에어리스 타이어는 기존의 타이어와 구조와 매우 다른데, 타이어 고무 부분이 두텁게 자리잡고 있던 타이어 측면의 사이드 월 부분이 사라진 것과 트래드 부분과 휠을 다이렉트로 연결하는 촘촘한 스포크가 특징적이다. 현재 에어리스 타이어 형태는 산업용, 군사용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미쉐린은 꾸준한 개발을 거쳐 가장 큰 타이어 시장인 승용차용 타이어 시장에 이 혁신적인 제품의 출시를 공언한 것이다. 

 

현재는 승차감 등의 문제로 일부 산업용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미쉐린에 의하면 에어리스 + 스포크 형태의 구조는 기존 래디얼 타이어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완벽히 상쇄한다. 첫번째는 타이어의 안정성 향상이다. 주행 중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타이어 펑크는 타이어 내에 유지되고 있던 공기의 내외적 압력에 의한 유출로 발생하는데, 에어리스 타이어는 타이어의 승차감 확보를 위해 공기를 쓰지 않으므로 트래드 부분이 요철에 손상을 입어도 펑크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충격을 흡수하는 소재가 일정한 압력을 유지하는 유체가 아닌 스포크 부분으로, 자갈 등이 있는 비포장 도로에서 타이어의 스포크가 일그러지며 지나가기 때문에 높은 승차감과 안정성을 가진다. 

 

에어리스 타이어는 펑크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스포크 부분이 휘어지면서 지나가 충격을 흡수하므로, 차량을 유동시키는 에너지가 적다.  

두번째 중요한 발전은 타이어 내마모성의 향상이다. 이 역시 공기압과 연관되어 있는데, 타이어의 수명은 트래드와 사이드월을 이루고 있는 고무의 수명보다 훨씬 짧다. 타이어가 마모한계선 이상으로 닳게 되면, 타이어 내부의 Fabric으로 이루어져 있는 Carcass 부분이 노출되어 타이어 내부의 공기가 빠져나갈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타이어는 이런 이유로 3만 km를 수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에어리스 타이어는 트래드 부분의 고무 마모가 다 될때까지 사용할 수 있어, 평균적으로 일반 타이어의 3배의 수명 (약 9만km)를 가진다고 미쉐린은 설명하고 있다. 

 

화살표 부분이 마모 한계선
트래드 아래의 Belt, Carcass 부분은 PET, N66 소재의 Fabric으로 구성되어 있다 

 

[#2 에어리스 타이어와 예상되는 타이어 시장의 변화]


미쉐린이 내놓은 타이어는 타이어 역사상 가장 거대한 타이어 구조의 변화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쉐린이 튜브타이어를 자전거에서 자동차로 이식한 시점부터 타이어는 공기압과의 동행을 해왔다. 또한 이러한 공기압을 유지하기 위해 타이어 내부는 튜브, 혹은 Fabric 소재로 보강되어 왔다. 에어리스 타이어는 기존 타이어를 이루는 Fabric, Steel 보강재, 그리고 공기압과의 완전한 결별을 선언하는 것이다. 

에어리스 타이어에 대해 제시된 장점 중 미쉐린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타이어 내마모성의 획기적인 향상, 즉 수명증대이다. 타이어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자동차를 안전하고 오래 달리게 하는 것이다. 이는 승차감, 조향성 같은 추가적인 기능 훨씬 이전에 우선시 되어야하는 조건이다. 에어리스 타이어는 이러한 근본적인 기능의 획기적인 개선을 의미한다. 

 

미쉐린은 추가로 이러한 내마모성 증대를 통해 타이어 제품의 친환경에 대한 새로운 스탠다드를 세우려고 한다. 타이어는 제품 무게 대비 NR(Natural Rubber)와 SR(Synthetic Rubber)의 사용비중이 높다. 이러한 타이어의 폐기를 위한 소각, 매립등은 많은 환경 오염을 야기한다. 타이어의 내마모성 증가는 타이어 사업 전체에 필요한 신규 타이어의 숫자를 감소시키고, 이는 곧바로 유해물질의 발생 자체를 감소시킬 수 있다. Dirty Business로 인식되는 타이어 시장에서 Eco-Friendly를 어필할 수 있는 것이다. 

 

 

[#3 혁신의 장애물, 카니발라이제이션 딜레마]


타이어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타이어 내마모성의 극적인 향상은 기존 타이어 시장 자체를 축소할 여지가 충분하다. 에어리스 타이어의 향상된 내마모성이 직접적으로 타겟으로 하는 것은 RE(Replacement) 타이어 시장이다. 타이어 시장은 크게 생산된 자동차에 탑승하는 OE(original equiptment)와 교체 용도로 구입하는 RE(Replacement) 타이어로 나뉜다. 그리고 OE:RE 타이어 시장의 매출 비중은 일반적으로 30:70의 비율로 이루어져 있다. 에어리스 타이어의 등장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을 경우 길어진 타이어 수명으로 RE타이어 시장은 급격하게 축소될 것이다. 새로운 제품이 기존 시장의 파이를 잠식하는 카니발리즘의 시작이다.

 

새로운 기술로 개발된 신규 제품군이 기존 제품의 파이를 잠식해나가는 카니발라이제이션은 시장의 구조적 혁신 길목에서 자주 발견된다. 이는 기존 플레이어들의 처절한 눈치싸움을 야기한다. 신규 제품 개발은 개발사의 매출을 줄여버릴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에어리스 타이어 개발에 착수했던 브릿지스톤이나 한국타이어가 시장성을 근거로 연구를 중지한 이유가 그것이다. 기존 시장을 지켜야하는 당위가 그들에겐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던 미쉐린이 에어리스 타이어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승차감, 조향성 이슈를 해결하고 시장의 게임체인져가 되면 상황은 달라지게 된다. 타이어 시장은 에어리스 타이어를 만들 수 있는 회사와 없는 회사로 급격하게 재편될 것이다. 이는 단기적인 손실을 감안하고서라도 파괴적인 혁신을 가슴에 품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 

 

한국타이어의 에어리스 타이어 컨셉인 'I-Flex' 지금은 개발을 중단했다. 

 

완전히 원리가 동일하지는 않지만, 몇년간 진행되어왔던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의 더딘 전기차 개발은 정확히 카니발라이제이션을 우려한 것이었다. 신생 자동차 메이커였던 테슬라가 적자를 감수하고 개발해왔던 전기차가 시장의 주도자가 될때까지 기존 탑 플레이어였던 도요타, 폭스바겐, 포드 등은 전기차 개발에 소극적이었다. 지금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내연기관 Supply Chain과 시장이 축소될 것을 우려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현재 변곡점에서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받은 전무후무한 시가총액의 멀티플을 본다면, 시장의 플레이어들은 두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혁신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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