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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에게 모바일 시장이란? - 디아블로 이모탈과 콜오브듀티 모바일 1 -

Lee Word 2021. 1. 2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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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님폰없? 

 

[#1 2018년, 블리즈컨의 추억]


 먼저 한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2018 블리즈컨에서 와이엇 쳉의 "님폰없?" 사태는 팬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한 발언이었다. 블리즈컨에 참석한 '블리자드 팬들'이 차기작으로 기대한 것은 명확하게 PC 버전으로 제작되는 디아블로 4였고, 블리자드는 블리즈컨의 하이라이트를 '블리자드 이모탈'에 둠으로서 팬들에게 일격을 가했다. 그러나 그 사건이 향후 블리자드의 주가 흐름을 촉발했던 주요 원인이라고 보기에는 논리적 비약이 있다. 무엇보다도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확장이 블리자드의 실책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아래 제시된 주가 차트를 보면, 블리자드의 주가는 2018년 9월 24일을 기점으로 이미 급격하게 하락하는 트랜드를 보였다. 2018년 블리즈컨은 2018년 11월 3일과 4일 양일에 걸쳐 개최되었고, 디아블로 이모탈은 블리즈컨의 하이라이트인 11월 4일 발표에 등장하였다. 2018년도의 블리자드의 시총 증발은 단순히 디아블로 이모탈의 등장으로 인한 것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것이다. 

 

  블리자드와 EA의 주가 차트 흐름을 보면 이러한 경향성은 명확해진다. EA는 "님폰없" 같은 말은 하지도 않았는데 블리자드와 거의 동일한 주가 흐름을 보인다. 두 거대 게임업체의 하락은 2018년도에 본격적으로 격양되기 시작한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공유된 외부환경에 의해 게임업체가 중대한 타격을 입었음을 의미했다. 미중 무역분쟁은 블리자드에게 가장 거대한 게임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의 성장 둔화 우려와, 판호를 중심으로 한 게임시장 해자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우려섞인 과제를 던져주었던 것이다. 

 

 2018년 3분기부터 붉어지기 시작한 매출의 역성장 우려는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2018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액티비전의 데스티니2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며 매출이 1억달러 감소하였고, 2016년 인수 이후 지속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던 킹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였다. 블리자드는 성공적인 게임 발매와 합병을 통해 지속적으로 매출 성장을 이루어온 회사이다. 시장은 점차 블리자드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물음이 주가에 반영되었다. 

 

 블리자드는 불확실한 시장상황과 매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에 대해 해답을 내려야 했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이모탈을 필두로 한 IP 모바일화에 대해 발표했고, 그것은 일면 실패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블리자드의 IP 모바일 확정 결정은 필연적인 선택에 가까웠다. 블리자드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분명한 인사이트를 발견했고, IP의 모바일 이식을 시작했다.  

 

이모탈이 한방 먹이기 전에도 블리자드는 가라앉고 있었다. 

 

빨간색이 블리자드, 파란색이 EA이다. 두 게임회사는 주가 트랜드에서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2 블리자드의 사업구조 변화]


 개인적인 관점으로 블리자드는 201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수익구조 다각화에 대한 고민을 해왔고, 그중 하나가 PC/콘솔 플랫폼에서의 구독형 수익 모델의 강화, 다른 하나가 모바일 플랫폼 수익 강화이다. 블리자드는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하스스톤, RPG 게임인 WoW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해왔다. 또한 블리자드는 2016년에 '캔디크러쉬사가', '팜히어로사가' 등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영국게임회사인 킹을 6조 6천억에 인수한다. 이러한 수익구조의 다변화 정책으로 블리자드는 구독, 라이센스 수익이 전체 매출에 70%를 차지하는 회사로 변모하였다. 

 

블리자드는 더이상 패키지 게임 판매 회사가 아니다. 

 

 블리자드의 모바일 플랫폼 사업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자. 킹의 인수 후 곧바로 영업이익률의 증가를 확인한 블리자드는 기존 IP의 모바일 확장 작업을 검토한다. 모바일 시장으로의 진출은 크게 2가지를 의미한다. 하나는 시장의 외연확장이다. 기존 PC, 콘솔 기반의 게임시장이 활성화 되어있는 북미 권과는 다르게, 이러한 인프라가 없는 아시아 시장에서 모바일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다. South Asia 국가의 시장 침투율은 Global 평균 수준인 인도네시아(45%)를 제외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보급율이 11% 정도로 낮은 베트남의 온라인 게임 사용 플랫폼은 콘솔과 PC를 앞서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스마트폰의 보급률은 곧, 모바일 게임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의미한다. 2019년 블리자드 매출구조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에서의 매출 비중은 14%이다. 블리자드의 모바일 시장을 타깃으로 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성장은 향후 매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Smartphone Market Profile: Southeast Asia Flurry
Gaming in Southeast Asia: The Playing, Spending & Viewing Behavior of a Fast-Growing Games Market Newzoo

 

블리자드의 지역별 매출구조. 아시아 지역의 비중이 가장 낮은 14%를 기록한다. 

 

 

 두번째는 안정적 수익 모델이다. 블리자드의 전통적 게임 판매 모델로 여겨지는 패키지 게임의 콘솔, PC 플랫폼 판매는 게임 발매 시점에서 폭발적인 매출을 보장하지만, 이후 매출이 급감하는 등 매출 변동이 매우 큰 방식이다. GTA를 만드는 락스타 게임즈가 GTA 시리즈 발매년도에는 높은 수익을 기록하다, 그 다음해 바로 매출이 급감하는 현상이 이러한 패키지 게임 판매의 Fluctuation 위험을 잘 나타낸다. 이에 비해 모바일은 광고, 기타 아이템 판매 등의 모델을 통해 안정적인 수입 창출이 가능하다.

 

 모바일 게임은 실시간으로 Microtransaction이 일어나므로, 접속률 = 수익으로 이어질 확율 역시 높기 때문에 수익의 예상 및 관리도 쉬운 편이다. 아래는 블리자드가 발표한 각 계열사 게임의 MAU(Monthly Active User)이다. 모바일 플랫폼 중심의 킹이 가장 높은 MAU를 가지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2019년 MAU 집계자료 

 

 블리자드는 기존 기존 킹의 인수로 만든 모바일 플랫폼의 사업성 강화에 더불어 계열사인 액티비전에서 콜오브듀티:모바일의 개발이라는,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역사적인 IP 모바일 이전을 발표한다. 콜오브듀티 모바일은 2019년 10월 1일에 런칭했음에도 액티비전의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을 2018년 기준 190억에서 2019년 1,003억까지 급격하게 끌어올리면서 2019년 전체 연결 기준 매출 하락을 일정부분 흡수하였다. 

2019년 블리자드 계열사의 매출 정보. 블리자드가 가장 낮은 매출을 보여주고 있다.

 

 블리자드 보유 IP의 모바일 플랫폼 이전은 콜오브듀티 온라인에서 시작했다. 콜오브듀티 모바일은 높은 그래픽과 PC버전을 그대로 옮겨놓은 게임성, 그리고 합리적인 과금모델을 수립하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현재 알파 테스트를 진행중인 디아블로 이모탈에도 그대로 계승되는 모바일화 정책의 기조이다. 

 

다음 편에서는 디아블로 모바일의 게임 내적인 평가와 디아블로 모바일의 매출구조 예상을 진행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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