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진실은 어디부터] 영화 '그때 그 사람들'는 박정희 암살사건이 발생하는 당일 오전부터 김재규가 육본에서 체포당하는 그 다음날, 단 이틀간의 시간을 복기한다. 이는 같은 사건을 다루고 있는 '남산의 부장들(2020)'과는 완전히 다른 내러티브 포인트를 잡은 것이다. '남산의 부장들'은 부마항쟁 이전부터 김재규와 차지철의 정치적, 개인적 대립과 박정희와의 대립을 서서희 심화시키면서 인과관계를 쌓아 올리는 방식을 선택한다. 그에 반해 '그때 그 사람들'은 '탕'하는 총격의 앞뒤 몇시간을 집중적으로 그려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영화의 서술방식은 몇 가지 효과를 가진다. 첫째는 사건의 인과관계를 불분명하게 만들 수 있다. '남산의 부장들'은 김재규의 대사와 극적 갈등 장치를 활용하여..